2006년 07월 24일
[소설] 열대어

쓸쓸함의 원형같은 것을 그리고 싶었다. 인간의 감정을 광물이라 할 때
그 본질 같은 것 말이다. 가끔 잠들기 전에, 내가 만일 범죄를 저지른다면
무엇 때문일까 멍하니 생각한다. 내 경우 아마도 돈 때문은 아닐 것이고,
증오 때문도 아닐 것이다. 그 정도는 억제할 수 있다. 그렇지만,
너무 쓸쓸해서 못 견디겠으면 어떨까. 자기도 모르게 일을 저질러버리게 되지 않을까?
요즘 일어나는 사건을 봐도 배경에 쓸쓸함이 내비칠 때가 있어서 왠지 공감이 간다.
-에스콰이어지 저저와의 인터뷰 (2001.4.1)
랜드마크 이후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들을 최근부터 과거까지
조금씩 올라가면서 읽고 있다.
그 동안 그의 작품을 읽어오면서 느낀 점들은
그의 작품 경향이 그렇게 많이 바뀌어 왔다는 느낌은 묻어나지 않지만,
그의 초창기에 글을 쓰면서 가졌던 감정들과 생각들과 사상들은
좀 더 디테일하며 세세하게 표현되어 오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.
지금까지 그의 작품을 읽어오면서 느껴졌던
현대인의 가지고 있는 고독감과 외로운의 초상들.
그것이 묻어나는 일상의 생활들에 대한 생각들이
열대어의 역자후기에 잘 나타나 있다.
소설의 주인공들이 엮어내는 자잘한 일상생활의 스케치는
우리의 일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지,
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것인지 확인케 한다.
등장인물들이 간혹 내비치는 외로움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숙명으로
다가오는 것도 작중 인물들이 남을 배려하며 열심히 사는,
그러나 결코 완벽하지 못한 보통 사람들이기 때문 일 것이다.
안정된 것으로 믿던(믿으려고 하던) 일상이 아주 사소한 일로 맥없이
붕괴될 수 있다는 것을 안 젊은이가 찰나적인 감성에 의지하여
살아가는 것을 기성세대들은 안쓰럽게 생각하겠지만, 이들에게는
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다.
그렇다고 이들의 삶의 양식이 무한정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. 사회에는
그 나름의 규율이라는 거시 있으니까. 싫든 좋든 이들도 언젠가는 사회의
관스이라는 불문율 속으로 흡수될 것이다. 그때 이 작가가 어떤 등신대(等身大)의
인간을 그려낼지 지켜보고 싶다.
-역자(김춘미) 후기






